합법영화 600일 만에 땅으로 내려온 해고노동자 박정혜…“투쟁 끝난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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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5-08-30 06:29본문
29일 오후 3시45분쯤 경북 구미 4공단에 있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옵티칼) 공장 지붕 위로 5t 크레인이 올랐다. 지난해 1월8일 9m 높이의 공장 옥상에 자신을 가둔 해고 노동자 박정혜씨(41)를 지상으로 데려오기 위해서다.
두 번의 겨울과 두 번의 여름을 지붕 위에서 보낸 박씨에게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손을 내밀자 박씨는 연신 눈물을 훔쳤다. 꽃 모양이 그려진 분홍빛 ‘고용승계’ 팻말을 지나 땅 위를 밟은 박씨에게 ‘정혜야 수고했다’ 등의 함성이 쏟아졌다.
옵티칼 해고 노동자 박정혜씨가 고공농성 600일 만에 지상으로 내려왔다.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은 해제됐지만, 고용승계를 향한 이들의 투쟁은 땅 위에서 계속된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이날 옵티칼 공장 앞에서 ‘정부의 옵티칼 노사교섭 개최 약속, 먹튀방지법 약속 선언 및 고공농성해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공장 지붕에서 내려온 박씨는 “1년 8개월 정말 (이렇게) 오랜 시간 고공에서 농성할 줄 몰랐다”면서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던 이유는 함께 싸워준 동지가 있어 버틸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아직 투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정부와 국회에서 책임지고 이 문제를 해결해 주길 바란다. 더는 고공에 오르는 동지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폐쇄된 공간에 오랜 시간 농성을 벌였던 박씨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곧장 119구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 닛토덴코그룹의 자회사다. 2004년 구미 외국인투자지역에 공장을 지으면서 50년 토지 무상 임대와 세금 감면 혜택을 받았다. 지역 일자리 창출을 고려한 특혜였다.
하지만 회사는 2022년 10월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그해 12월 법인을 청산하고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희망퇴직을 거부한 노동자 17명은 이듬해 2월 정리해고됐다. 닛토덴코는 이후 구미공장의 생산물량을 평택공장인 한국니토옵티칼로 이전했다. 노동자들은 니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했지만 회사는 거부했다.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해 배진교 대통령실 경청통합수석실 비서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정의당 권영국 대표, 시민사회 활동가 등이 참석했다.
김 장관은 “오늘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통령께서는 ‘옵티컬 문제에 대해 노동부 장관이 가진 권한을 아끼지 말고 조속히 해결하는 데 전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며 “빠른 시일 내에 (해고노동자와) 교섭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문제를 해결할 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입법공청회 등을 열겠다고 약속했다. 한국니토옵티칼 대표이사를 국회로 불러내 노동자들과 직접 대화의 장을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주영 의원은 “정부와 대통령실이 함께 나서 노동자를 배신하고 팽개치는 외국인투자기업의 ‘먹튀’를 방지하는 제도적 보완을 하겠다”고 말했다.
최현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지회장은 “고공에서의 투쟁은 땅의 투쟁으로 이어진다. 이제는 더 치열하게, 더 넓게 싸울 것”이라며 “600일의 투쟁에서 얻은 힘과 연대를 발판 삼아 반드시 승리할 때까지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이 대통령의 방명록 서명용 펜에 ‘관심’…즉석 선물경주 APEC 정상회의 초청에 “완전한 지원 받게 될 것” 화답예상보다 긴 146분 회담·오찬…트럼프 “대단한 협상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25일(현지시간)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하루였다. 회담 직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돌발적인 SNS 글로 긴장감이 고조되며 시작된 회담은 이 대통령의 순발력 있는 대처로 분위기가 전환되며 서로에 대한 덕담으로 마무리됐다.
회담을 불과 3시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며 “우리는 그곳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가짜뉴스 아니냐는 설왕설래가 있었다. 백악관 요청으로 회담 시간까지 지연되면서 한국 측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 대통령은 당초 예정된 낮 12시를 30여분 넘긴 12시33분 백악관에 도착했다. 이 대통령은 초조한 표정으로 차량에서 내렸고 마중 나온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이 대통령이 방명록에 “한·미 동맹의 황금시대 강하고 위대한 미래가 새로 시작됩니다”라고 쓴 뒤부터 얼어 있던 분위기는 서서히 녹기 시작했다. “영어와 한국어 중 어느 언어가 정확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으며 대화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서명할 때 사용한 대통령실 제작 펜을 보면서 “두께가 굉장히 마음에 든다”며 관심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져갈 거냐”라고 묻자, 이 대통령은 즉석에서 선물로 증정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께서 하시는 아주 어려운 그 사인에 유용할 것”이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감사를 표하며 “가시기 전에 선물을 드리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받고 싶은 선물이 있다”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받은 선물을 봤는데, 사진첩이더라”라고 말했다.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시작된 회담은 생중계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피스 메이커 역할이 정말로 눈에 띈다” “실제로 성과를 낸 경우는 처음”이라는 등 한껏 치켜세웠다. 기자들의 질의가 이어지며 30분으로 예상했던 공개 회담 시간은 53분간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 글에 대한 기자 질의가 나오자 “정보기관으로부터 교회 습격에 대한 보고를 들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친위 쿠데타로 인한 혼란이 극복된 지 얼마 안 된 상태고 특검에 의해서 사실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저의 통제하에 있지 않지만 검사들이 하는 일은 팩트체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군을 직접 수사한 게 아니라 그 부대 안에 있는 한국군 통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했나를 확인한 것 같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비공개로 전환한 후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열린 확대회담과 오찬은 화기애애해진 분위기를 끌어올린 시간이었다. 이 대통령은 오는 10월 열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초청 의사를 전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도 추진해 보자고 권했다. “슬기로운 제안”이라고 평가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부터 완전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친밀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한 사람이고 위대한 지도자”라고 이 대통령을 극찬한 뒤 “난 언제나 당신과 함께 있다”는 메시지를 써 전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만나라고 한 지도자는 처음”이라며 이 대통령을 향해 “정말 똑똑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암살 위협으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며 “우리 둘은 비슷한 배경을 갖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여자 프로선수들의 골프 실력이 왜 좋은지” 물었고, 이 대통령은 “손재주가 좋은 민족적 특성과 연관 있는 듯하다”고 답했다.
예정보다 길게 진행된 오찬을 마칠 때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한 진전, 대단한 사람들, 대단한 협상이었다”며 이 대통령과 기분 좋게 인사를 나눴다. 146분의 정상회담과 오찬을 마친 이 대통령의 손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피습 당시 사진이 담긴 책자가 들려 있었다. 이 대통령이 받고 싶은 선물이라고 말한 사진첩이었다.
해킹 사고로 약 2300만명의 고객 개인정보를 탈취당한 SK텔레콤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1300억원이 넘는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태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매출의 1%밖에 되지 않는 과징금은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유감을 표한 SK텔레콤은 행정소송에 나설지 저울질 중이다.
개인정보위는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보호 법규를 위반한 SK텔레콤에 과징금 1347억9100만원과 과태료 96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과징금 규모는 개인정보위가 2020년 출범한 이후 가장 크다.
개인정보위가 지난 3개월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탈취당한 개인정보는 LTE·5G 서비스 전체 이용자 2324만4649명(알뜰폰 포함)의 정보 25종이다. 휴대전화번호, 가입자식별번호(IMSI), 유심인증키(Ki·OPc) 등이 포함돼 있다.
조사 결과, SK텔레콤의 보안은 “꽤 오랜 기간 전반적으로 허술한 상태”(고학수 개인정보위원장·사진)였다.
SK텔레콤의 내부 관리망과 핵심망인 가입자 접속 인증시스템(HSS)마저도 인터넷으로 접속이 가능했다. 게다가 HSS에선 비밀번호 입력 등 별도 인증 절차 없이 개인정보 조회가 가능했다. 이에 해커는 2021~2022년 관리망에 악성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올해 4월엔 HSS 내 개인정보를 추출할 수 있었다.
SK텔레콤은 또한 당시 운영체제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보안 업데이트를 하지 않았고, 백신 프로그램도 설치하지 않았다.
가입자 인증에 필수적인 ‘유심 인증키’ 2614만4363건도 암호화하지 않았다. 반면 LG유플러스는 2011년, KT는 2014년부터 유심 인증키를 암호화해 관리하고 있다.
보안이 헐거웠어도 해킹 사고를 막을 기회는 있었다. SK텔레콤은 3년 전 해커가 HSS에 접속한 사실을 확인했는데도 악성프로그램 설치 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았다.
나아가 개인정보위는 보안을 경시하는 조직 체계도 문제로 지적했다. SK텔레콤의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의 역할은 웹·앱 서비스 등 정보기술(IT) 영역에만 국한돼 있었다.
개인정보위는 SK텔레콤의 개인정보 유출 통지 지연도 질타했다. SK텔레콤은 4월19일 해킹을 인지했으나 5월9일 “유출 가능성”을 통지했고 “유출 확정”을 공식적으로 알린 건 3개월이 지난 7월28일이었다. “법에서 규정한 최소한의 의무조차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개인정보위 판단이다.
개인정보위가 SK텔레콤에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한 이유는 “매우 중대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학수 위원장은 “유출 사고 자체도 중대했지만 이 회사의 보안이 오랫동안 취약한 상태였다는 점도 중대성 판단을 할 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전까지 개인정보위로부터 거액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기업은 구글(692억원)과 메타(308억원)가 꼽힌다. 두 기업은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해 온라인 맞춤형 광고에 활용해 2022년 9월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소송 중이다.
SK텔레콤 역시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SK텔레콤은 이날 “당사 조치 등을 소명했음에도 결과에 반영되지 않아 유감”이라며 “향후 의결서 수령 후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입장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선 과징금 규모가 예상보다 낮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의 3% 이내에서 부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대 3700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에서 “이번 과징금은 SK텔레콤 매출액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사안의 중대성과 SK텔레콤의 악의적인 후속조치를 감안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과징금과 별개로 집단분쟁조정 절차가 조만간 재개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을 상대로 개인정보위에 접수된 집단분쟁조정 신청은 3건, 참가자는 2025명이다. 집단분쟁조정은 다수에게 동일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신속하게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조정이 성립되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지만, 성립되지 않으면 당사자들은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맡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이끈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이 “국회의원들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헌재에 와서 시위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문 전 재판관은 28일 밤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서 강한 감정이 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문 전 재판관은 “대통령을 탄핵할 건가 말 건가 재판을 하고 있는 때는 자제가 맞다. 그건 여든 야든 마찬가지”라며 “국회의원까지 헌재에 와서 그렇게 하시면 어쩌란 말인가. 국회가 못마땅하면 법관이 국회에 가서 항의하나”라고 말했다.
문 전 재판관은 “제가 못마땅한 거는 여야 국회의원이 헌재에 와서 시위하고 그다음에 ‘소장 권한대행 나와라, 면담하자’ 압박하는 것인데 그게 옳나”라며 “국회는 무오류인가”라고 말했다.
문 전 재판관은 “국회의원들은 헌재와 법원에 와서 다 그렇게 하면서 ‘극렬 지지층들은 법원에 가면 안 된다’ 그 말이 성립되겠나”라며 “재판할 때 사법부에 찾아가지 마라. 그건 좋은 관행이 아니다”라고 했다.
문 전 재판관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대법관 30명 증원 등 사법개혁 입법에 대해 “지금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지 3개월도 안 됐다”며 “지금이 그 문제를 결단할 때인가”라고 주장했다.
문 전 재판관은 “현재의 집권 세력과 대법원 간에 이 문제를 갖고 논의한 적이 없다”며 “어떻게 과거 논의가 현재 논의를 대신할 수 있나. 권력이 달라졌고 시대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나”라고 했다.
문 전 재판관은 “대법관 30명 증원은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라며 “동일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과 검토된 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문 전 재판관은 “관용과 자제의 정신으로 대화와 타협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계열 정당과 대법원이 과거에 내놓은 사법개혁 방안도 논의에 넣고, 지금 민주당이 낸 안도 놓고서 그 주체들이 대화와 타협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문 전 재판관은 ‘야당에서는 탄핵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는데 그런 사고와도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탄핵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면 대선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라면서도 “그 사람(국회의원)이 국민을 대표하기 때문에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재판관은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의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해 발생한 서부지법 폭동 사태와 관련해 “법원에 난입했다는 건 헌법과 법률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그런 데서는 관용과 자제를 해서는 안 된다. 그건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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